본 연구소는 성경과 다양한 교회 전통들을 존중하는 가운데 인문학 및 인문학적 신학 연구를 수행하고 이 연구에서 나오는 결과물을 확산시키고 동료 시민들과 공유하기를 지향하는 연구단체이다.
본 연구소의 연구위원들을 탁월한 인문주의자요 신학자였던 데시데리우스 에라스무스처럼 성경, 교회, 인문학 전통들을 존중하며 비판적으로 계승한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가 맹목적 추앙이 아닌 존중을 추구한다는 점이다. 본 연구소는 성경이 그리스도교 신앙의 중심에 놓인다는 점을 인정하고, 성경을 통해 인간과 세계 전반을 비판적으로 반성하는 작업을 끊임없이 수행하려고 한다. 다만 이러한 반성은 성경의 특정 문자나 일부 전통, 특정 교리에 대한 집착에서 해방될 때 진정으로 가능할 것이다. 이에 본 연구소는 성경과 더불어 포괄적인 의미에서 다양한 사유의 전통을 존중한다. 여기서 전통은 그리스도교 신학과 신앙의 전통뿐만 아니라 인류의 역사 가운데 아로새겨진 다양한 인문학적 전통을 모두 포함한다.
그리스도교 신학이 주로 신앙과 교회 전통에 의존해서 신과 세계 및 나와 우리를 탐구한다면, 인문학은 인문학적 사변과 그 사변을 형성해낸 사유의 전통에 의존해서 나와 우리, 세계를 둘러싼 다양한 의미들을 탐구한다. 이런 점에서 인문학과 신학은 다루는 주제의 공통성으로 인해 여러 사유의 원천을 함께 공유하는 가운데 대화하며 서로를 비판하는 가운데 더 풍요로운 의미의 열매를 생산해낼 수 있다.
이러한 공통 계기를 바탕으로 우리가 행하는 학문적 활동은 인문학과 신학의 융합과 비교 연구가 될 것이며, 그 연구의 방법은 고대부터 오늘날까지 인문학과 신학의 전통 가운데 생성된 여러 텍스트들에 대한 독해와 해석, 비판과 해체가 될 것이다.
이 작업을 통해서 우리는 탁월한 인문주의자 에라스무스가 지향했던 고전에 대한 천착과 인문학과 신학의 융합을 부단히 시도하는 가운데, 이러한 시도가 오늘날의 사회와 교회의 쇄신에 조금이나마 기여하기 위해 노력한다.